어버이가 자식을 낳으면 이름을 하나 지어주는데 옛날 어른들은 어떤 기준으로 이름을 지었을까가 궁금하다.
앞으로 태어날 형제들의 이름까지를 고려 하고, 어버이로써 자식에게 바라는 염원과 소망을 역사적 사실이나 문헌에서 적당한 글자를 찾아내어 이름자에 넣어 지었슴을 알수가 있다.

몇몇 역사적 인물과 그의 형제들의 이름을 살펴본다.

1.고려 문신 李兆年(이조년)과 그의 4형제-계속 뻗어 나가는 형상
-李百年(이백년), 李千年(이천년), 李萬年(이만년), 李億年(이억년), 李兆年(이조년)

2.조선 문신 姜碩德(강석덕)의 두 아들-공자의 제자와 같은 학문적 성취
-姜希顔(강희안), 姜希孟(강희맹)

3.조선 鄭蘭宗(정난종)의 네 아들-임금을 보좌하고 균형을 잃지마라
-鄭光輔(정광보),鄭光弼(정광필), 鄭光佐(정광좌), 鄭光衡(정광형)

4.조선 성종때의 李世佐(이세좌)의 네 아들-주역과 같은 원대한 꿈
-李守元(이수원), 李守亨(이수형), 李守義(이수의), 李守貞(이수정)-4형제가 모두 참살되고 이수정의 아들 李浚慶(이준경)이 명종때 영의정에 오름.

5.李貞(이정)의 네 아들-원대한 꿈
-李羲臣(이희신), 李堯臣(이요신), 李舜臣(이순신), 李禹臣(이우신)

6.조선 중기의 吳億齡(오억령)형제
-吳億齡(오억령), 吳百齡(오백령)-아마도 중간에 형제 둘을 잃었을 것 같다.

등과 같다.
지어주는 이의 꿈과 염원이 담겨 있는 이름들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이름짓는 소재가 부족하였던 시절이라고 해석할수도 있겠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자아字我도 본명이 崔東俊(최동준)인데, 맨 처음에는 중국의 夏-殷-周를 따라서 맏형이 崔東夏(최동하), 둘째가 崔東殷(최동은), 셌째가 崔東周(최동주)였는데, 셋째가 죽고나서 태어난 것이 자아字我이며 周를 俊으로 바꾸어 지었다니 말이다.

요즘같이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시대에는 그와같은 소재를 활용한다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이나, 그래도 시대 감각에 맞는 더욱 폭 넓은 소재를 적절히 활용하여 이름을 지어주는 어버이의 바램과 소망이 담긴 이름을 지어 준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본인이 직접 짓든 아니면 작명가의 도움을 받든 어버이의 생각을 자식의 이름 속에서 느낄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소망대로 되기만 한다면야 참으로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더라도 어버이의 정성은 그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자아字我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