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平欺狂男女群(생평기광남녀군)하니
彌天罪業過須彌(미천죄업과수미)라.
活陷阿鼻恨萬端(활함아비한만단)이여
一輪吐紅掛碧山(일륜토홍괘벽산)이로다.

일생 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하늘을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산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지라
둥근 한 수레바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어떤 종교에 속한 이들 중에는 이 말씀을 곡해해서 활용하는 이가 있는가 봅니다.
불교계에서는 대단하다고 여기는 성철스님도 '지은 죄가 산 같이 커서 결국 지옥에 가겠구나'하고 말씀하셨지 않았느냐？면서 자기들의 종교가 우월하다고 멋대로 해석하기도 하는가 봅니다.
참으로 겸손할 줄 모르는 처사입니다.

여기에 자아字我가 주제넘게 작은 토를 달아 봅니다.

깨우친다는 것은 참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참나는 본시 내 안에 있다.
참나는 나만이 찾을 수 있다.
즉 남의 모습이 아닌 나 자신을 깨닫는 과정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많은 이들이 참나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스승도 있고 안내자도 생긴다.
그러나 그들의 가르침은 그들 자신의 것을 말하는 것일 뿐 참나를 찾는 것하고는 거리가 있다.
어쩜 잘못하면 그들이 참나를 찾는데 더 어렵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안타까운 마음에 참나를 찾는 지름길을 알려준다고 하긴 했는데
그 모든 것들이 결국은 미로의 길을 알려준 꼴이 되고만 것만 같다.
세상의 모든 앞선 이들이 지어 놓은 책들이 이와같고
세상의 모든 앞선 이들이 내뱉는 말 또한 이와 같다.
부처도 이와같고, 다른 많은 선각자라는 사람들이 모두 이와 같다.
만약에 내가 아니었으면 더 깊은 미로 속에서 헤맬수도 있었을 사람에게는
나의 시덥잖은 안내 노릇이 작은 도움이나마 될 수는 있었겠지만
괜히 일으켜 본 나의 마음이란 것이 오히려 많은 이들에게 미로의 길로 안내한 것만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스럽기만 하구나.
아아, 실체는 없고 자취만 남겨 어지럽혔으니 이 또한.......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은 것만 같구나-본시 번데기가 없으니 주름을 견줄 일도 없긴 하지만).

참으로 겸손함의 극치입니다.

一輪吐紅掛碧山 속에 스님의 마음이 온전히 담겨 있다고 보며, 각자 해석이 다르겠지만 자아字我는 이렇게 해석해 본다.
아! 내 살아 온 한평생이 純眞(淸淨)無垢의 파란 캔버스에 붉은 물감만 흩뿌려 놓은 것과 같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아닙니다 스님. 제 눈에는 아주 잘 그려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天上天下唯我獨尊
殺佛殺祖
山山水水
세가지 말씀을 겹쳐놓고 보면
성철스님의 고뇌를 조금은 이해할 것도 같습니다.

세속적으로 괜히 시덥잖은 풀이를 하고 보니
이또한 자아字我의 마음이 괜히 무겁기만.......

니 스스로 깨달아라.

자아字我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