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꿀을 머금음은
꿀이 나아가 벌 나비를 희롱코져 함이 아니고
그저 꿀을 머금은 내 주위에 벌나비가 모이는 것일 뿐이며,
스스로 밝고져 함은
내 밝음이 세상을 밝히고져 함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저 밝아진 내 주위에 밝음을 따라 사물이 모이는 것일 뿐이다.

태양이 밝고 뜨겁게 타오르는 것은
어떤 사물을 밝히고 덥히려는 뜻이 있어서가 아니고
그 밝고 따스함을 좇아 사물이 그저 반응하는 것이니
수성과 금성은 너무 더워서 생명이 살지를 못하고
지구는 다행히 생명이 살 수 있으며
목성과 토성에는 너무 추워서 생명이 살 수 없슴과 같다.

내가 어찌 되어 세상을 어찌하겠다는 것은 부질없는 망상이다.
내가 어찌 되면 그 어찌 됨의 향내를 맡고 그저 세상 만물이 모여들게 될 뿐이니
비로소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가듯이 어찌 됨의 향내가 만리 밖까지 퍼져나가게 된다.

갈고 닦는다는 것은
스스로 갈고 닦을 뿐이어야지
갈고 닦아서 남을 어찌하겠다는 것은
바른 갈고 닦음의 자세가 아니다.
갈고 닦으니 사물이 찾아오고
사물이 찾아오니 그저 갈고 닦은 바를 펴 보이는 것이다.
이것을 이해 못하니
십년동안 눕지않고 앉아서 잠을 잔다거나
토굴에서 평생을 사는 고행을 이해 못한다.

예수가 그렇고
석가가 그렇고
모든 성현의 삶이 그러하니
범생의 작은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자아字我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