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4일자 조선일보에 신선한 기사가 실렸다.
-인도철학 연구로 박사학위 받은 신부님-이란 제하의 짧은 기사다.
주인공은 박문성 신부이며, '종교간 대화와 화합이 필요한 다종교 시대에 깊이있는 학습과 식견없이는 상대 종교에 대한 적확한 이해가 어렵다'는 생각으로 12세기 인도의 한 우화극 속에 담긴 해탈관에 관해 연구해서 얻은 학위란다.

한마디로 기독교 계통의 천주교 신부가 불교 계통의 뿌리라 할수있는 인도 철학을 연구했다는 얘기이다.

이런 기사를 보면서 자아字我는 오래전 어느 절에서 있을 때의 일이 생각난다.
그때는 겨울이었다.
밤새에 눈이 소북하게 쌓이고, 산 새들도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조용하기만 한 그런 이른 새벽이었다.
스님께서 이제 막 새벽 예불을 마친 그런 시간이었다.
밖에서 느닷없이 '주 예수를 믿으라. 할랠루야......왁자지껄'
한참을 그렇게 같은 말을 반복하드니 조용해졌다. 모두들 내려간 모양이었다.
스님 말로는 아랫동네에 사는 특정 종교의 신자들이 가끔씩 이런 일을 한다고 하며, 그 때마다 그냥 내버려 둔다고 했다.
자아字我는 그저 '그 사람들 참 부지런도 하구나'하고 생각 했었다

그런일이 있은지 한참 후에 기독교에 대단한 믿음을 가진 자아字我의 친구에게 절에서 있었던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친구는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타 종교인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가장 먼 곳으로 자꾸만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일반인 들에 비해서도) 갈 길을 제대로 못 찾은 많은 방황하는 사람들 까지도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아주 먼 곳으로 잘못 인도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해야 할 0순위 대상자는 타종교인'이라는 것이다.
물론 자아字我 친구의 말에 어떤 비중을 두자는 얘기는 아니다.
그럴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고 그냥 친구끼리 나눈 대화 정도일 뿐이다.
그러나 요즘 해외선교라고 알려진 여러가지 사례들을 보면서 어느 정도는 느낌이 와닿는 면도 있는 것 같기에 예를 들어본 것이다.

종교나 정치나 추구하는 바는 한결같이 '화합과 하나됨'인데 실제로는 '분열과 갈라지고 쪼개짐'의 모습이 더 많아 보이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다른 종교를 완전히 무시하고 인정하려 하지않는 듯한 ㅈ모 목사의 설교를 TV에서 들어 보기도 했지만, 그래도 요즘은 예수님 탄생일에 불교계에서 축복해 주고, 부처님 탄생일에 추기경이 축복해 주는 아름다운(내 눈에는) 모습을 본다.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스님과 천주교의 교류는 익히 잘 알려진 얘기이며 길상사의 관음보살상은 성모상을 느낄수 있는 모습으로 모셔져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는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의 그런 모습이 자아字我의 눈에는 참으로 예쁘게만 보인다.
게다가 오늘 신부가 '종교간 대화와 화합이 필요한 다종교 시대'를 언급하며, 불교의 뿌리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기사를 보고나니 괜히 기쁜 마음에 몇자 적어 본다.

자아字我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