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三暮四란 말을 아시지요!
중국 춘추시대에 狙公이란 분이 원숭이를 키우면서 있었던 얘기랍니다.

원숭이 먹이가 부족하여 주인이 원숭이들을 불러 놓고 '오늘부터는 너희들에게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녘에 4개를 주겠노라' 하니 원숭이들이 그렇게 먹고는 못 산다고 아우성을 쳤다. 그래서 다시 불러 놓고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 하니 원숭이들이 좋아라 하며 뒹굴면서 놀았다는 우화에서 나온 말이다.

1.당장 눈 앞에 나타나는 차별만을 알고, 그 결과가 같음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일컫는 말.
2.말을 교묘하게 하여 간사한 꽤로 남을 속이어 농락함을 일컫는 말,등의 뜻으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이 말 속에는 애초에 원숭이는 무지하며, 사리분별을 잘 하지 못하고, 어리석은 존재라는 선입견이 깔려있다.
그러니 어리석은 원숭이를 말 바꾸기의 재주를 부려서 농락할수가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자아字我의 눈이 그 이면을 들여다 본다.
선입견 없이 같은 상황을 연출해 보자.

원숭이는 낮에는 활동을 해야 하므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겠지만, 밤에는 활동하지 않고 잠을 자므로 낮에 비해 적은 양의 에너지만으로도 버틸수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부족한 양식을 나눠 먹어야 할 형편이라면 저녘 보다는 아침에 많이 먹어야 한다.
그러나 저희들 마음대로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주인이 주는 대로 먹을 수 밖에 없다.
주는 도토리를 가지고 효과적으로 먹을려면 저녘에 한개를 남겨 두었다가 아침에 함께 먹어야 한다.
원숭이 입장에서 무엇을 남겨 보관한다는 것은 참으로 불편한 일이다.
쉬운 일을 두고 우리 주인님은 왜 일을 그렇게 어렵게 할까?
어짜피 7개 밖에 먹을 수 없다면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보다는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면 될텐데.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원숭이가 주인의 협상내용을 거부하고 자기들에게 유리한 협상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이다.
얼마나 똑똑한 원숭이 들인가？
한정된 7개의 도토리를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비할 줄도 아는 원숭이 들이니 말이다.
경제적 지식은 물론이려니와 고도의 협상력까지 갖추었으니 참으로 놀랄 일이 아닌가？
그 때의 그 일이 사실이라면 자아字我는 '원숭이의 선택은 탁월한 것이었다'고 말하겠다.

세상만사가 이와 같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던지 언제나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하기가 쉽다.

선입견을 버려라.
그리하면 원숭이가 똑똑한 놈으로 보일 수도 있슴이니.


자아字我 적음